13.12.2016


"희정씨 그거 참 어려운 주제인데. 그게 그런 거 같아. 이런 말 있잖아.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. 사람은 안 변하는 것 같아 내가 볼 땐.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. 그러니까 개체로써의 인간의 안 바뀐다는 거야. 그런데도 인류는 진보한다는 것이 신기한 것 아니냐." 그렇다. 사람 하나하나에 대해 실망할 일이 아니다. 사람 하나하나에 실망하고 신념을 꺾지 말고, 인생은 뭐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포기하지 말자.

여기까진 준비된 답변이다. 평생 훈련된 정치 언어로 정제된 답변. 아마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답변을 해왔을 게다. 그리고 본인도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, 자신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스스로 그렇게 정리해두고 있었을 게다. 하지만 인간이 명분과 논리만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낼 순 없는 거다. 난 정치인 안희정이 아니라 인간 안희정의 답을 듣고 싶었다. 그래서 묻고 또 물었다.

-안: (한참을 생각하다) 그냥 대통령이 난 좋았어요.
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. 명분과 논리로 현상을 설명하는 데 평생 익숙했던 그 자신도, 처음으로 깨달았던 게다. 그 이유를.
-총: 노무현이 그렇게 좋았나 봐요?
-안: 예. 대통령한테 도움이 되는 길이 있다면 뭐든지 할 생각을 했어요.
-총: 그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었나요?
-안: 예. 아주 좋았어요.

Comments

Popular Pos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