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의 질문

애국심의 정확한 정체는 무엇일까?
애국심이 없다면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일까?
적절한 수준의 애국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?
한국인의 입장에서 일본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는 것은 애국심에 관련된 일일까? 아니면 언어나 문화로 구분할 수 있는 두 집단이 있을 때 내가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감정에 관련된 일일까?

어렸을 때 예를 들어 축구 한일전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한국을 응원했다. 친구들도 모두 그랬다. 단순히 텔레비전 앞에서 힘내라 외치는 응원의 수준을 넘어 감정적으로 굉장히 흥분했고, 그런 내 모습에 대해 단 한 번도 이 감정의 근원은 무엇일까?’를 고민해본 적이 없다. 그렇다고 지금은 일본을 응원한다는 뜻은 아니다. 사실 지금은 아예 운동경기를 보지 않는 쪽이다. 그런데 요즈음 내가 이런 질문들을 떠올린 이유는 내 취향이 개인과 공동체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최근에서야 비로소 정확하게 인지하고, 예전에 인지했지만 인정하지 못했던 것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.

좋은 사람이 되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무언가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내 인생의 꿈이 되기는 했지만, 그건 궁극적으로 그 과정에서 느낄 내 행복을 위한 것이지 남을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. 다른 사람보다는 내 가족이 더 소중하고, 다른 사람한테 더욱 친절히 대할 힘이 있으면 그 힘을 아껴서 내 가족한테 좋은 소리 한 마디라도 더 해주고 싶다. 하지만 가족과 나 사이에서 고르라면 고민은 할 테지만 결국 나를 택할 것임을 독일로 떠나오면서 확인했다.


그리고 국가란 공동체의 가장 큰 단계다. 이런 내가 애국심을 느끼면 이상한 걸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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